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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 '떠돌이 미생물'에게도 이름이 생겼다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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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 '떠돌이 미생물'에게도 이름이 생겼다

이태호의 미생물 이야기(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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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록 +] '떠돌이 미생물'에게도 이름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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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8-30 07:00:00수정 : 2020-08-30 08:29:52게재 : 2020-08-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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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의 유산균, 누룩의 황국균, 청국장의 고초균, 페니실린을 만드는 푸른곰팡이, 비타민, 보톡스, MSG, 각종의약품을 생산하는 미생물 등이 순수분리로 찾아내 이름을 붙인 것들이다. 요구르트의 유산균, 누룩의 황국균, 청국장의 고초균, 페니실린을 만드는 푸른곰팡이, 비타민, 보톡스, MSG, 각종의약품을 생산하는 미생물 등이 순수분리로 찾아내 이름을 붙인 것들이다.

미생물에도 이름이 있다. 족보 없이 떠돌아(?) 다니던 근본 없는 놈을 무리 속에서 찾아 내 정해진 법도에 따라 작명한 것이다. 떠돌이를 찾는 이유는 인류의 복지(산업적·의학적)를 위해 유용하게 이용하기 위함이다. 유용미생물을 찾는 것은 진흙 속에서 보물을 찾듯, 어중이떠중이집단에서 똘똘한 신입사원을 뽑듯 그렇게 녹녹치가 않다.

이런 작업을 스크리닝(screening-검색)이라 하며, 목적에 따라 찾아내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가령 특정 비타민이나 신규항생제를 만드는 미생물을 자연계로부터 찾아내는 식이니 지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당연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유망 종을 따로 분리하고 분리한 후에 목적에 맞는지를 테스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렇게 집단에서 따로 한 종류만을 분리하는 실험조작을 '순수분리'라 한다.

현재 이런 목적으로 순수하게 분리된 미생물만 수만~수십만에 이른다. 요구르트의 유산균, 누룩의 황국균, 청국장의 고초균, 페니실린을 만드는 푸른곰팡이, 비타민, 보톡스, MSG, 각종의약품을 생산하는 미생물 등이 다 이렇게 찾아내 이름을 붙인 것들이다. 이렇게 순수하게 분리한 것은 용도에 맞게 애지중지 보관하면서 이용한다. 보관이 쉽지 않아 이를 대행하며 필요할 때 분양해 주는 은행까지 있다. 물론 균주특허도 내고 혹은 노출하지 않게 비밀리에 독점하며 물질 등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자연계에 뒤섞여 살아가는 수많은 종류 중에 목적에 맞는 것 하나만을 분리하는 조작은 그렇게 간단치가 않다. 예를 들어 토양 1g에 많을 경우 수만 종류, 수 억 마리의 미생물이 존재하는데 특정한 놈을 따로 분리하는 것이 어디 쉽기야 하겠나. 그러나 현재 비교적 손쉬운 방법이 개발돼 있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 그렇지만 분리된 미생물이 목적에 부합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순수분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이 '평판배양법'이다. 일단 목적미생물이 자랄 것으로 예상되는 적당한 액체배지에 한천(agar)을 넣어 멸균 액화시킨 후 시험접시(petri dish)에 굳혀서 평판배지로 만든다. 여기에 적당한 시료(토양 등)를 멸균 수에 소량 현탁하여 잘 분산시킨 후 시료가 가라앉고 난 상등액 일정량을 적당히 희석하여 고체배제의 표면에 도말(spread)혹은 백금이(白金耳)로 획선(streak)을 그어 식균(植菌)하고 항온조에서 집락(colony)이 나타나날 때까지 배양한다.

이때 시료에 있던 미생물이 멸균수에 잘 분산되었을 경우 하나의 집락은 하나의 세포로부터 출발했다고 본다(가정한다). 이른바 하나의 세포가 자라 하나의 집락을 형성됐다는 뜻이다(그림 참조). 간혹 아닐 수도 있어 정확한 분리를 위해서는 생성집락을 다시 멸균수에 분산시켜 같은 방법을 반복하기도 한다. 이런 평판배양법은 위생검사 등에서 미생물의 숫자를 카운트 할 때도 쓰인다. 순수분리 된 미생물에 대해서는 초기의 목적에 맞는지를 테스트하고 부합하는 경우에는 이름을 붙이기 위해 분류조작에 들어간다.

이태호 교수 제공 이태호 교수 제공

분류는 전문적인 분야라 이해하기가 힘들 것 같아 구체적인 내용은 생략한다. 동식물의 분류보다 훨씬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미생물은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당연 형태를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크기, 모양(구형 간형 등), 생육온도와 환경, 산소요구성, 포자형성능, 물질자화능(먹이 종류), 세포벽과 막의 구성성분, 심지어 핵산(DNA, RNA)의 구조까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항목 등을 검사한다. 유용한 신종이 발견되면 하나의 논문으로 인정받을 정도로 그 가치는 크다.

다음 단계로 공통된 생물의 분류체계인 계-문-강-목-과-속-종을 참고로 하여 세분화 된다. 사람의 경우 동물계, 척색동물문, 척추동물아문, 포유강, 영장류목, 사람과, 사람속(屬) 사람종(種)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학명은 보통 속명과 종명만으로 나타낸다. 좀 더 세분할 경우는 종명 다음에 변종명, 명명(작명)자를 표시하기도 한다.

즉, 정식표기법은 속명 + 종명 + 명명자로 나타내며 학명은 모두 이탤릭체(라틴어)를 쓰고 명명자는 정체를 쓰지만 보통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이태릭체가 용이하지 않을 경우는 밑줄을 그어 준다. 여기서 Homo sapiens Linne의 Linne는 사람 이름이다. 보통은 Homo sapiens식으로 많이 쓴다. 반드시 속명과 명명자의 첫 글자는 대문자로 써야 한다. 속명은 첫 스펠만으로 약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단 점을 찍어 약했다는 표시를 한다. H. sapiens처럼.

같은 종이라도 아종이나 변종이 있을 경우는 추가로 이름을 붙여준다. 시베리아 호랑이는 Panthera tigris altaica Brass와 같이. 여기서 순서대로 <속명> <종명> <아종명> <명명자>이름이다. 변종의 경우에는 종명 뒤에 variety(var.)를 붙여서 표기한다. 초파리 Drosera peltata var. nipponica 처럼. 대장균은 Escherichia coli O-157(혹은 E. coli O-157)로 나타내며 끝의 O-157이 변종명이다.

가끔 신종이 발견되면 발견자가 자의적으로(엿장수 마음)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보통 색깔, 형태, 지명 등이 많이 사용되나 자기이름이나 성을 붙이는 경우도 있다. 예로서 Lactobacillus kimchii, Weissella koreensis의 경우 kimchi와 korea가 들어있다. 속(屬)이 신종일 경우는 속명도 마음대로 붙일 수도 있다. 하나의 웃픈 예. 일제 강점기 일본인 “나카이(中井)”라는 사람이 총독부에 근무하면서 우리의 토종식물을 분류하여 자기들 이름을 붙인 경우다. 청사초롱이 신종임을 알고는 Hanabusaya asisatica Nakai이라는 학명을 붙였다. 속명의 하나부사는 총독의, 나카이는 발견자의 이름이다. 우리 특산식물에 Nakai가 붙은 게 300종이 넘는다 하니 좀 거시기하다.

그럼 이렇게 분리한 미생물은 어떻게 보존(보관)하나? 중요미생물이 순수분리 되면 이를 계속 이용하기 위해 (반)영구적인 보존이 필요하다. 만약에 유용미생물이 연구나 물질생산에 이용하다 어느 날 갑자기 죽거나 성질이 바뀌면 큰 낭패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전문적으로 보존을 대행하는 기관도 있다. 장단점이 있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많이 적용되는 몇 방법을 설명한다.

간단한 방업이 '계대배양'이다. 대를 이어 배양한다는 뜻이다. 적당한 배지에 (사면 혹은 천자)배양하여 냉장고에 보관한다. 일정기간이 지나 영양성분이 고갈되고 건조되면 다음배지로 옮겨 이식배양을 반복한다. 이 방법은 미생물이 죽거나 성질이 바뀔 가능성이 높아 자주 사용되지는 않는다. 단기보존에 많이 이용된다.

좀 더 발전 된 게 '냉동보관법'이다. 미생물은 열에는 약하지만 저온에는 대단히 강하다. 대상미생물을 보존용액(글리세롤 등)에 현탁하여 영하 70-250도의 냉동고에 얼려 보존하는 방법으로 장기보존이 가능하다. 정자, 난자, 수정난을 보존하는 원리와 같다.

이태호 교수 제공 이태호 교수 제공

가장 좋다는 방법이 '동결건조법'이다. 세균의 보존에 가장 적합하다. 미생물을 스킴밀크(skim milk, 탈지유)에 현탁하여 동결건조한 후 진공앰플에 보존하면 반영구적으로 보존이 가능하다(그림). 중요한 미생물은 거의 냉동법 아니면 동결건조법으로 보존한다. 사용하던 미생물이 이상해지면(맛이 가면) 다시 꺼내 쓴다. 이외에 특정미생물에 대한 보존방법이 있으나 전문성이 강해 생략한다. 다음주제는 "미생물은 어떻게 자손을 번식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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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0, 2020 at 05: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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